미항공우주국(NASA)이 2025년 8월 중순, 기존의 노후된 궤도 릴레이망을 대체할 차세대 화성 데이터 파이프라인 구축을 목표로 산업계에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확인됐다.
NASA의 우주통신항법 프로그램(SCaN: Space Communications and Navigation)은 2025년 7월 Request for Proposals(RFP)를 공개했다.
해당 RFP는 두 가지 핵심 구조를 요청하는데, 첫째는 달과 지구를 연결하는 '루나 트렁크라인', 둘째는 화성 지표면 탐사체에서 궤도, 그리고 다시 지구 운영센터로의 종단간(end-to-end) 통신 경로 설계다. 이 요청은 단순한 장비 구매가 아닌, 상호운용 가능한 생태계 형태의 시장구조 설정을 염두에 둔 설계 제안 방식이다.
현재 NASA는 Mars Reconnaissance Orbiter와 MAVEN 등 기존 궤도선을 통해 지구와 화성 간 데이터를 중계하고 있으나, 이들 자산은 장기적인 통신 백본으로 설계된 것이 아니며, 결국 노후화되어 대체가 필요하다는 점을 내부 검토에서도 지적해왔다.
이에 따라, 이번 RFP는 민간과의 협력을 중심으로 미래 통신망을 구축하려는 전략적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통신 인프라 시장에서는 이미 전통적인 우주기업뿐 아니라, 신흥 민간 기업들도 참여를 선언한 것으로 전해진다.
- Blue Origin은 자사 ‘Blue Ring’ 플랫폼 기반의 Mars Telecommunications Orbiter (MTO) 개념을 제안했다. 이는 2028년부터 활용 가능한 고성능, 기동성 높은 화성 통신 궤도선으로 설계됐다.
- Rocket Lab은 자체 Mars 통신 중계 궤도선 개념을 중심으로, NASA의 Mars Sample Return 임무 지원 아키텍처의 핵심으로 제시했다.
- SpaceX는 이미 2024년에 수차례 걸쳐 상업 서비스 연구(studies) 자금을 지원받았으며, Starlink 위성을 기반으로 지구-궤도 통신 기술을 화성에 적용하는 방식을 제안 중이다.
이로써 NASA는 “패치워크식”인 기존 궤도중계망을 넘어, 군소 탐사체부터 표본 반환까지의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전송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통신 네트워크 구축에 시동을 걸었다.
화성과 지구 간의 통신은 단순한 거리 문제를 넘어, 수신 지연, 태양 간섭, 가시성 제한, 그리고 고장 허용 능력(fault-tolerance) 등 복합 기술적 제약이 얽힌 설계 과제다.
따라서 NASA는 즉시 장비 구매에 나서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업계의 아키텍처 제안을 받아 해결책을 모색하는 입장이다.
장기적으로 이 경쟁이 성숙한다면, 2030년대 중반까지 ‘인터플래너터리 인터넷(Interplanetary Internet)’ 구축을 목표로 삼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는 인간의 달·화성 상주 시대를 대비해, 실시간에 가까운 통신과 원격 조작이 가능한 네트워크 기반을 마련하려는 전략적 사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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