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시계와 암호화폐까지 몰수 대상
러시아로 팔린 기업 기밀
미국 워싱턴 D.C. 연방검찰이 ‘무단으로 산업기밀을 유출해 러시아에 판매한 혐의’로 한 피의자를 기소했다.
기소장은 2025년 10월 14일 법원에 접수되었으며, 사건번호는 1:25-cr-00322-LLA로 기록돼 있다.
기소에 따르면, 피의자는 “COMPANY ONE”과 “COMPANY TWO”라는 두 미국 기업의 비밀 기술 자료(Item 8에 해당)를 무단 복사·전송해, 이를 러시아 연방 소재 구매자에게 판매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행위를 “미국 내외에서 상업적으로 생산·유통되는 제품에 포함된 무역 비밀(trade secret)을 소유자 동의 없이 복제·전달하여 타인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행위”로 규정하며, 연방 형법 제18편 §1832(a)(2) (Theft of Trade Secrets 위반) 위반으로 기소했다.

경제적 목적의 스파이 행위
기소장에 따르면, 피의자는 해당 기업의 자료를 “경제적 이익을 위해 고의로 복사, 업로드, 전달, 전송, 그리고 변경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러시아 기반 구매자에게 판매하려는 명확한 의도(intending and knowing)가 있었다는 점이 명시됐다.
이는 단순한 산업 스파이 사건이 아니라, 국가 간 기술이전 및 안보 침해로도 확대될 수 있는 사안이다.
미 법무부는 이번 사건을 국가안보 사이버팀(National Security Cyber Section)과 대외정보통제부(Counterintelligence and Export Control Section)가 공동으로 수사했다고 밝혔다.
몰수 대상: 부동산·명품 시계·암호화폐 전 계좌
검찰은 유죄가 확정될 경우, 피의자가 얻은 이익에 해당하는 1,300,000달러(약 18억 원) 상당의 자산 몰수(Forfeiture)를 청구했다.
몰수 대상에는 다음과 같은 구체적 재산이 포함되어 있다.
주요 몰수 품목
- 워싱턴 D.C. 소재 주택 1채
- 고가 시계 20점 이상; 롤렉스 서브마리너, 오메가 씨마스터, 태그호이어 카레라, 브라이틀링 프리미어 애플워치 에르메스 시리즈 8·10·울트라
- 루이비통 핸드백, 몽클레어 재킷 2벌, 티파니 다이아몬드 반지 2점
- 해외 및 암호화폐 계좌; 와이즈은행(영국·호주), 커먼웰스·세인트조지은행(호주), 체이스은행(미국), 코인베이스·체인지나우·제미니(미국·호주)
이 자산들은 범죄 수익 또는 그로부터 파생된 재산으로 간주되며, 형법 제18편 §981(a)(1)(C), §1834, §2323 및 제21편 §853(p), 제28편 §2461(c)에 따라 몰수 절차가 진행된다.
“찾을 수 없으면 대체 재산 몰수” 조항도 포함
만약 해당 자산이 제3자에게 이전되었거나, 은닉되었거나, 가치가 줄었거나, 해외로 이전되어 추적이 불가능한 경우 검찰은 “대체 재산(Substitute Property)”을 압류해 동등한 가치를 몰수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는 미국 연방 형사법의 전형적인 광범위 몰수(extended forfeiture) 조항이다. 즉, 실제로 기밀 판매로 얻은 돈이 사라졌더라도 그에 상응하는 다른 재산(예: 부동산·시계·가상자산)을 압류할 수 있다는 의미다.
‘경제 안보 범죄’로의 확장
이 사건은 단순히 기술 유출을 넘어, 미국 정부가 경제적 정보보호를 국가 안보 차원에서 다루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최근 미국은 중국·러시아 등 해외 기업 및 개인의 기술 탈취에 대해 ‘Economic Espionage(경제적 스파이)’ 조항을 적용하는 추세이며, 이번 사건처럼 암호화폐 및 디지털 자산이 연루된 기술 유출 사건이 늘고 있다.
법무부는 이미 유죄 판결 시, “범죄 수익 환수 + 디지털 자산 추적 + 제3자 거래소 압류”까지 포함하는
복합적 몰수 모델을 적용할 계획이다.
기술은 국가의 자산이 되었다
이번 사건은 “기술 = 자본 + 안보”라는 현대 경제 질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 개인의 데이터 유출이 곧 국가 산업 경쟁력의 침해로 이어지는 시대다.
또한, 기소장에 명시된 고가 시계·명품 등은 디지털 범죄 수익이 물리적 자산으로 세탁(laundering)되는 과정을 드러낸다. 암호화폐, 해외은행, 명품 소비는 경제 스파이 행위의 현대적 자금세탁 패턴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사건은 “산업 스파이”라는 오래된 개념이 이제는 디지털 자산·국제금융·사이버보안이 교차하는 복합 범죄로 진화했음을 보여준다.
미국 정부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기술 유출은 더 이상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안보 문제다.”
이번 사건의 결과에 따라, 앞으로 미국 내외의 기술 유출 및 암호화폐 관련 산업 범죄에 대한 사법적 대응 기준이 새롭게 정립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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