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행정에서 AI가 뇌의 역할… 시민과 공동설계자 돼야"

현대원 서강대학교 메타버스전문대학원 원장은 “‘AI 이네이블드 시티’는 인공지능이 인간 뇌의 역할을 하면서 도시 행정과 시민의 삶에 혁신적인 변화를 이끄는 것”이라며 “AI는 도시의 뇌다. 뇌는 모든 정보를 잘 수집·조합·예측·판단해서 의사결정을 하고 행동하게 하는 모든 센터가 된다”고 밝혔다.
현 원장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18일 열린 ‘MARS 2025 서밋: URBAN AI’ 모두가 함께하는 AI 행복도시라는 주제로 개최된 컨퍼런스에서 이같이 말했다.
AI는 인간 뇌의 역할
현 원장은 AI가 도시를 강화하는 다양한 표현 중 ‘AI 이네이블드 시티(AI-Enabled City)’를 주목했다.
그는 “AI가 조력자 역할을 하고 AI를 활성화시킨 도시를 영어로 다양한 표현들이 쓰인다”면서 “이네이블드는 AI가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을 잘 도와주고 잘 활성화시키고 잘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개념”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AI 이네이블드 시티’는 AI가 인간 뇌의 역할을 하면서 도시 행정과 시민의 삶에 혁신적인 변화를 이끄는 방안을 담은 것이다. 도시행정과 시민이 도시의 뇌를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AI는 도시의 모든 정보를 수집하고 조합하고 예측하고 판단해서 의사결정을 하고 행동하게 하는 센터 역할을 맡게 된다.
‘AI 이네이블드 시티’의 핵심 요소는 지능화된 거버넌스, 시민 참여 확대, 지속 가능성과 형평성 강화, 디지털 권리·윤리 보장, AI와 협력 생태계, 문화·사회적 상호작용 확장이 꼽힌다.
도시 행정에서 AI가 뇌의 역할을 해서 시민과 공동설계자가 돼야 한다고 봤다.
현 원장은 “도시가 바뀌면서 시민은 단순히 시스템의 유저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웹3.0의 사고는 단순한 유저가 아니라 같이 의사결정을 하는 공동 설계자의 역할을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민은 도시의 공동 설계자로서 정책과 알고리즘의 주체로서 권한을 행사해야 된다”며 “당연히 그걸 기반으로 공공성과 지속 가능성을 확보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스마트 시티 출발점은 IoT 기반 초연결 사회
현 원장은 스마트 시티의 출발점을 거슬러 올라가면 IoT(사물 인터넷) 기반의 초연결 사회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제너럴 일렉트릭의 ‘인더스트리얼 인터넷’, 독일의 ‘인더스트리 4.0’, 다보스 포럼의 ‘제4차 산업혁명’ 등 초연결 개념이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쳐왔다는 것이다.
싱가포르와 일본의 스마트시티 사례를 보면 AI 이네이블드 시티의 현실화가 가능하다고 했다. 싱가포르는 2014년 ‘스마트네이션’을 선포하며 교통, 가정, 환경, 비즈니스, 노인 건강, 공공 서비스 등 5대 분야에 정보통신기술과 빅데이터를 접목했다. 2025년에는 신뢰, 성장, 공동체를 3대 원칙으로 삼아 스마트네이션 2.0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웹 2.0에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소사이어티 5.0’을 제시하며 인간 중심의 초스마트 사회 구현에 나서고 있다.
이를 토대로 대한민국의 AI 이네이블드 시티 구현을 위해 AI 응용분야 신산업 창출, AI로 시민 삶의 질 향상, 시민 참여 기반 거버넌스와 협력 모델 3가지 핵심 과제를 제시했다.
AI 이네이블드 디지털 거버넌스는 에스토니아와 같이 AI를 행정과 일체화시키는 선진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한국이 AI 응용 분야에서 신산업을 창출하고 시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며 “AI 원천 기술 경쟁보다는 응용 분야에서 리더십 확보가 중요하다”고 보았다.
이어 “고령사회 대응, 지역 공동체 활성화, 주거 복지 융합 등 AI 기술을 활용해 시민 삶의 질을 향상시킬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시민이 도시의 주인이 되어 기업, 대학, 행정이 혼연일체가 되는 새로운 생태계인 시민 참여 기반의 거버넌스와 협력 모델을 찾아야 한다”고 방향성을 제시했다.

AI 기술 폭발적 성장과 도시 행정의 진화
현 원장은 AI 기술 진화 속도가 놀라울 정도로 빠르다고 했다. 2016년 이세돌 9단을 압도했던 알파고의 파라미터(인간 뇌 기능에 해당) 수가 2600만 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2020년 GPT-3는 1750억 개, 2022년 GPT-4는 1조8000억 개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이러한 파라미터 수의 증가는 AI가 멀티모달(오디오, 비디오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 인식), 심층 추론, 복잡한 커뮤니케이션,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까지 갖춰 인간의 사고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는 “엔비디아의 컴퓨팅 파워가 2년 만에 68배 향상되는 등 기술적 진보 속도가 엄청나다”며 “이렇게 어마어마한 기술적 진화를 우리가 이용하지 않는다면 그게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우리의 직업은 AI에게 뺏기는 것이 아니라 AI를 잘 활용하는 사람에게 직업을 뺏기는 것”이라며 “당신 회사가 망하는 게 AI 때문이 아니라 당신 회사보다 AI를 더 잘 쓰는 회사 때문에 망하는 것”이라는 본질을 정확히 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같은 변화에 앞장서려면 우리는 AI와 함께 공진화(co-evolution)하고 공창조(co-creation)하는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2025년 대한민국은 우리의 삶, 우리의 경제, 더 나아가서는 우리의 행정 정책까지 AI를 어떻게 접목시킬 것인가에 대해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 원장은 “AI는 더이상 우리의 도구가 아니다. 도구라는 생각을 가지면 우리가 진다”라며 “AI는 이제 우리의 동반자다. 우리와 함께 고민하고 판단하고 새로 만들면서 함께 진화하는 새로운 동반자로 AI를 생각해야 우리가 AI의 모든 것들을 제대로 누릴 수도 있다”며 미래 도시의 AI 역할 방향을 제시했다.
공진화, 공창조의 시대는 서강대 메타버스전문대학원이 매년 예측하는 2025년 미래 기술 트렌드와 맥이 닿아 있다. 올해는 7대 트렌드는 ▲승자 독식 초격차의 시대 ▲노동의 진화 ▲인간의 동반자로서의 AI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의 융합 ▲웹3.0 소유권 혁명 ▲기술 초가속화 ▲공진화·공창조로 제시된바 있다.
현 원장은 “AI를 잘 활용하는 도시와 시민이 미래의 승자가 될 것”이라며, “AI 이네이블드 시티는 선언이 아니라,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혁신으로 실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와 함께 공진화·공창조하는 시대, 대한민국이 애플리케이션 중심의 AI 혁신 도시로 도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저작권자ⓒ META-X.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