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주체성, 투명성, 책임성, 공정성, 지속가능성
복제의 시대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한 마지막 방어선
AI가 창작을 복제하고, 인간의 존재를 흉내 내는 시대, 우리는 더 이상 기술의 진보만을 무조건 찬양할 수 없다. 복제 기술이 가속화되는 전환기 속에서, 인간만이 지닐 수 있는 고유성과 존엄의 의미를 깊이 탐구하고자 한다. 기술의 발전을 넘어, 인간으로 존재하기 위한 질문과 성찰이 절실해진 지금, 창작, 존재, 인간성이라는 본질적 물음을 세상에 던져본다.[편집자주] |
AI가 인간의 언어를 흉내내고, 그림을 그리며, 음악을 만들어내는 시대가 도래했다. 우리는 이제 기술의 진보가 인간 고유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질문은 명확하다.
"이 세계에서 인간은 무엇으로 존재해야 하는가?"
기술을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기술에 휩쓸려 인간다움을 잃는 것은 막아야 한다. 그 시작은 윤리다. AI 시대, 인간다움을 지키기 위한 5대 윤리 원칙을 다시 세워야 할 때다.
인간 주체성(Primacy of Humanity): 기술을 넘어서는 선택의 자유
인간 주체성은 AI 시대 윤리의 시작이자 끝이다. 창작이든, 의사결정이든, 책임이든, 그 최종 주체는 언제나 인간이어야 한다.
하지만 오늘날 일부 기술 기업들은 AI를 '창작 주체'로 포장하려 시도한다. 그들은 효율성과 생산성을 내세워 인간 창작자를 주변부로 밀어내려 한다. AI가 만든 결과물에 "독창성"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인간과 AI를 동등한 창작자로 다루자는 주장도 고개를 든다. 이는 단순한 기술 찬양이 아니다. 인간 주체성에 대한 본질적 공격이다.
우리는 명확히 해야 한다. AI는 기억하고, 조합하고, 흉내낼 수는 있어도, 고통을 겪고, 후회하고, 사랑하고, 용서하는 존재는 아니다. 창작은 단순한 결과가 아니라, 살아 있는 선택의 기록이다. 선택할 수 있는 존재만이 창작할 수 있다. AI는 창작자가 아니다. 인간만이 창작할 수 있다.
투명성(Transparency): 신뢰 없는 기술은 독이다
AI의 작동 원리와 학습 데이터는 철저히 투명해야 한다.
그러나 오늘날, 많은 기술 플랫폼들은 알고리즘을 '영업기밀'이라는 이름으로 감춘다. 데이터 출처는 불분명하고, 학습 과정은 블랙박스처럼 가려져 있다. 이 불투명성은 신뢰를 파괴한다. 사회는 AI를 신뢰할 수 없고, 창작자는 자신의 권리가 침해당했는지조차 알 수 없다.
기술은 공공재다. 기술이 인간 삶을 규율하기 시작하는 순간, 그 기술은 공공의 감시를 받아야 한다. 투명하지 않은 기술은,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인간 존엄을 훼손한다. AI는 투명해야 한다. 그것이 신뢰의 최소 조건이다.
책임성(Accountability): 결과가 아니라 존재가 책임진다
‘AI가 만들어낸 오류, 차별, 부작용에 대해 누가 책임질 것인가?’
많은 기업들은 기술을 방패 삼아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 "우리는 단지 플랫폼을 제공했을 뿐", "알고리즘이 그렇게 판단했을 뿐"이라는 식이다. 이것은 몰인격적 태도의 극치다. 책임 없는 기술은 인간을 괴물로 만든다. 기술의 오류가 아니라, 책임을 포기한 인간의 오류가 더 무섭다.
창작도, 의사결정도, 기술적 결과도 그 최종 책임은 반드시 인간이 져야 한다. 도구를 만든 자가 책임지고, 도구를 사용하는 자가 책임진다. 이 기본 원칙이 무너질 때, 사회는 기계지배로 무너진다.
공정성(Fairness): 편향된 기술은 폭력이다
AI는 중립적이지 않다. 모든 AI는 주어진 데이터와 설계자의 선택에 의해 학습된다.
그러나 돈벌이에 눈먼 일부 기업은 편향을 감추거나, 오히려 '시장 최적화'라는 명목으로 차별을 강화한다. 편향된 데이터로 학습한 AI는 차별적 결과를 낳고, 그 결과는 사회적 불평등을 정당화하는 수단이 된다.
기술은 스스로 공정해지지 않는다. 공정함은 인간의 끊임없는 감시와 개입으로만 유지된다. AI의 공정성은 곧 사회의 공정성이다. 편향된 기술을 방치하는 것은 인간에 대한 폭력이다.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인간 없는 미래는 없다
단기적 수익을 좇는 몰인격적 세력은 인간 창작자를 대체하려 한다. 그들은 창작을 값싼 상품으로 전락시키고, 인간 존재를 '비용'으로 취급한다.
하지만 창작자는 단순한 노동력이 아니다. 창작자는 인간 경험을 축적하고, 사회적 기억을 연결하며, 문명을 지속시키는 존재다.
인간 없는 창작 생태계는 결국 기술 스스로를 고립시킨다. AI는 인간과 함께 살아야만 한다. 지속가능성은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다. 창작과 인간 존재 자체를 지속시키는 문제다. 우리는 물어야 한다.
"인간이 없는 기술, 그 기술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AI 윤리 5대 원칙은 선언이 아니다. 그것은 생존의 선언이다. 인간 주체성, 투명성, 책임성, 공정성, 지속가능성. 이 다섯 가지는 단순한 이상이 아니라, 복제의 시대를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한 마지막 방어선이다.
돈벌이를 위해 인간 존재를 부정하는 몰인격적 태도에 우리는 단호히 맞서야 한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인간으로서 존재할 수 있는 최소한의 품격을 지켜야 한다. 기술은 방향을 알려주지 않는다. 방향을 선택하는 것은 인간이다.
"복제의 시대, 인간으로 존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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