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례: 육군 3기갑여단 메타버스 합성훈련환경 시범 적용
국외 사례: 미 육군 STE 프로그램과 네트워크 연합훈련 실험
메타버스 훈련환경에 대한 현장 피드백과 효과 분석
기술적 완성도와 향후 개선 필요점
[METAX = 이주경 칼럼니스트]
메타버스 기반 합성훈련환경의 등장과 의의
최근 군사훈련 분야에서 메타버스 기반 합성훈련환경(Synthetic Training Environment, STE)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메타버스 훈련환경이란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가상융합 기술을 활용하여 병사들이 실제 장비나 공간의 제약 없이도 전투 환경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한 통합 훈련 체계를 말합니다. 국방부는 2023년 발표한 국방혁신 4.0 계획에서 “시뮬레이터·워게임 모델·게임 등 각각의 체계를 동일한 가상공간에 통합해 언제 어디서나 훈련할 수 있도록 구성한 과학화훈련체계”*를 합성훈련환경 플랫폼으로 정의하였고, 이를 통해 미래 “언제 어디서나 훈련”이 가능한 환경을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즉, 합성훈련환경은 기존의 실병기반 야외훈련이나 단순 모의 시뮬레이션을 뛰어넘어 라이브(Live)·가상(Virtual)·구축(Constructive)·게임(Game) 요소를 하나의 메타버스 공간에 통합함으로써 현실감과 상호작용을 극대화한 차세대 훈련 패러다임입니다.
이러한 메타버스 훈련환경이 등장하게 된 배경에는 현대 전장이 첨단화·다변화됨에 따라 훈련의 현실성과 효율성을 높일 새로운 방법이 요구되었기 때문입니다. 실제 장비와 탄약을 사용한 훈련은 비용이 많이 들고, 장소·환경의 제약이 있습니다. 반면 가상훈련환경에서는 다양한 지형과 시나리오에서 반복 숙달훈련(rehearsal)이 가능하고, 네트워크를 통해 떨어진 장소에 있는 부대들도 함께 훈련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한국군과 미군의 실제 적용 사례를 통해, 메타버스 기반 합성훈련환경이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살펴보고 그 효과와 한계를 분석하겠습니다.
국내 사례: 육군 3기갑여단 메타버스 합성훈련환경 시범 적용
우리 군은 최근 메타버스 기술을 접목한 합성훈련환경의 실증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2023년 6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추진한 “메타버스 선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XR·AI 전문기업인 피앤씨솔루션이 육군 교육사령부와 협력하여 육군 3기갑여단에 메타버스 기반 합성훈련환경 시범체계를 구축하였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3기갑여단 내 과학화훈련장에 훈련 플랫폼과 시뮬레이터를 설치하고, 40명 규모 병력이 동시에 참여 가능한 중대급 가상 전투훈련 시나리오를 개발하여 실제 병사들을 대상으로 한 통합 가상전투 훈련을 실시하였습니다. 2024년 말까지 진행된 이 시범훈련에서 병사 40여 명이 동일한 가상 전장에 접속해 협동 전투훈련을 수행하는 데 성공하였고, 이를 통해 한국군에 특화된 합성훈련환경의 효과를 검증했습니다.

이번 시범 적용으로 3기갑여단에는 △훈련 관리 도구 △가상 전투훈련장 △훈련 콘텐츠 △보병훈련기 △경량형 시뮬레이터 등 다양한 구성 요소가 설치되어 운용되었으며, 현재 **기존 육군 합성훈련체계(LVC 시뮬레이션 체계)**와의 연동 작업도 진행 중입니다. 이를 통해 장병들은 다양한 전투 시나리오에서 보다 효과적인 합동훈련을 경험하고, 교관 및 지휘관은 효율적인 전술적 지휘통제 연습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한 장소에 병력을 집결시켜 중대 단위의 전술훈련을 실시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가상훈련을 통해 다수 인원이 동시에 동일한 전장 상황에 참여함으로써 부대 단위 전술 숙달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시범 **실증훈련에 참여한 한 운용 지휘관은 “다수의 인원이 함께 전술 훈련을 수행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회로 중대 전술 숙달에 큰 효과를 보였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는 메타버스 훈련환경이 여러 병사가 같은 가상공간에서 호흡을 맞추는 집단훈련에 유용함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육군 교육사령부 관계자 역시 이번 시범의 의의를 높이 평가하였습니다. 교육사 관계자는 *“이번 과제를 통해 한국군 특성에 맞춘 합성훈련환경(STE) 체계를 구축하고 시범 운용한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즉 우리 군의 작전환경과 전력구조에 맞게 맞춤형 가상훈련 체계를 최초로 마련하여 시험해봤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한국형 콘텐츠와 한반도 지형 데이터를 적용하여 현실감을 높였고, 이는 향후 우리 군의 훈련체계 발전은 물론 국내 방위산업 기술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사업을 주관한 피앤씨솔루션 측은 *“지속적인 유지보수와 체계 보완을 통해 플랫폼을 발전시켜 병사들의 훈련 기회를 확대하고 전투력 향상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국내에서 실시된 메타버스 기반 합성훈련환경 시범 적용은 기술적 가능성을 입증함과 동시에 사용자들의 긍정적인 피드백을 이끌어냈습니다. 다만 아직은 시범단계이므로 향후 더 많은 부대로 확대 적용하고, 기존 훈련체계(KCTC 등 라이브 훈련)와의 연계를 공고히 하며, 추가적인 시나리오 개발과 시스템 개선을 지속해야 할 것입니다.
국외 사례: 미 육군 STE 프로그램과 네트워크 연합훈련 실험
메타버스 훈련환경의 활용은 미국 등 선진 군대에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미 육군은 “Synthetic Training Environment (STE)” 프로그램을 통해 미래 지상군 훈련체계를 혁신하고자 대규모 투자를 해오고 있습니다. STE의 목표는 현재 분산되어 있는 라이브·가상·구축·게임 훈련체계를 하나로 통합하여, 장병들이 언제 어디서든 가상 환경에서 실전과 유사한 훈련과 임무 리허설(rehearsal)을 수행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미 육군 미래사령부 산하 STE 크로스기능팀은 2025년까지 이러한 몰입형 통합 가상훈련환경을 운용하는 것을 목표로 기술개발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미 육군은 부대 단위의 STE 시제품을 실제 병사들에게 적용하여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2024년 3월, 미 육군 제1기병사단 2기갑여단전투팀 소속 병사들은 포트 카바조스(Fort Cavazos) 기지 실내훈련장에 설치된 재구성 가능 가상집단훈련체계(RVCT)를 활용해 새로운 합성훈련환경 시스템을 시험했습니다. 이 훈련에는 평소 M1 에이브럼스 전차나 브래들리 장갑차를 운용하는 전차 승무원, 기갑보병 등 여러 병과의 장병들이 참여하였으며, 이들은 가상 현실 고글(VR HMD)과 모의 조종장비를 갖추고 동일한 가상 전장에 접속해 실내에서 전술훈련을 진행했습니다. 예를 들어, 전차 조종수·포수는 실제 전차 조종석과 유사한 시뮬레이터에 앉아 조작하고, 보병 분대원들은 VR 장비를 착용한 채 가상의 지상 전투에 투입되는 방식입니다. 미 육군 운영시험사령부(OTC)를 이끄는 해클러(Hackler) 준장은 이번 시험에 대해 “우리는 STE를 발전시켜 사람들을 가상 항공기, 지상차량, 하차 보병(dismounts) 등 어떤 플랫폼에든 넣어서 전투기술을 연마하게 할 수 있다”며, VR/AR과 게임 기술의 발전으로 훈련 방식의 혁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가장 주목할 점은, 미 육군의 STE가 장차 전 세계에 분산 배치된 부대들도 하나의 가상 전장에 동시에 접속하여 연합훈련을 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미 육군은 궁극적으로 STE를 통해 공중과 지상의 전투단위들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동일한 가상환경에서 임무를 함께 연습할 수 있도록 구상하고 있습니다. 실제 이번 포트 카바조스 테스트에서도 네트워크를 통한 원격 연동 가능성이 중점적으로 검증되었습니다. OTC 관계자는 “STE 장비는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향후 해외에 파병된 부대라도 이 장비를 현지에 보내 설치하면 본국이나 다른 지역의 부대들과 연결해 동일한 훈련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말처럼 STE가 완성되면 미국 본토의 부대와 해외 주둔 미군 부대가 한 가상 전장에서 함께 훈련하거나, 더 나아가 다국적 연합군이 공간적 제약 없이 합동훈련을 수행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입니다.
미군 장병들의 현장 반응 역시 대체로 긍정적입니다. 시험훈련에 참여한 제1기병사단 B중대 전차소대장 Maxwell 상사는 “새 시스템을 마음껏 사용해보며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는지, 어떤 장점과 단점이 있는지 직접 확인하고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었다”며 초기 테스트 참여에 보람을 나타냈습니다. 그는 새로운 가상훈련 시스템의 능력과 한계를 솔직하게 평가하여 향후 개선에 기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같은 부대 소속으로 이번에 첫 가상훈련을 경험한 Peake 전문사수 역시 “생애 처음 이런 훈련을 해보게 되어 매우 신난다”며, “VR 고글을 통해 전차장과 장전수가 해치 밖을 직접 볼 수 있게 된 것은 큰 향상”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실제 전차 내부에서는 시야가 제한되지만 가상환경에서는 전차 외부 상황까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전술적 상황인식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한 것입니다. 훈련 후 가상전장 상황을 녹화 재현하여 실시한 사후 강평(AAR)에서도 지휘관이 가상의 드론 시점을 활용해 소대 움직임을 조망하고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써, 훈련병들이 자기 전술행동을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미 육군 테스트 관계자 Carroll 씨는 “실제로 야외에 나가지 않고도 가상으로 훈련을 진행함으로써 유류나 탄약, 병참 지원에 들어가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며 자원의 효율적 활용 측면에서도 가상훈련이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더불어 가상훈련 장비를 야전으로 이송·설치하여 운영하는 시험도 병행하였는데, 이는 추후 작전 지역에 파견된 부대가 현지에서 가상훈련을 수행할 수 있는지 확인하려는 목적이었습니다. 이처럼 미 육군은 STE 시제품의 반복 실험을 통해 병사들의 생생한 피드백을 수집하고, 이를 토대로 시스템을 개선하면서 완성형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메타버스 훈련환경에 대한 현장 피드백과 효과 분석
위 사례들을 통해 살펴본 바와 같이, 메타버스 기반 합성훈련환경은 실제 부대훈련에 새로운 기회와 효과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훈련 효과 측면에서 가장 큰 장점은 현실성 높은 “반복 숙달” 훈련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과거 모의훈련이 소규모 또는 단순 상황 위주였다면, 이제는 중대~대대급의 다수 병력이 복잡한 전투상황을 가상으로 구현하여 여러 번 반복 연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국군 시범훈련 결과 중대 전술훈련의 숙달 효과가 확인되었듯이, 집단 단위의 전술 협동능력을 단기간에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 사용자들의 평가입니다. 또한 멀리 떨어진 부대들도 동시에 참여할 수 있는 원격 통합훈련은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개념으로, 미군이 이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육군 본부와 최전방 부대, 동맹국 부대가 같은 시간에 동일한 가상 전투상황에 접속하여 협동 대응절차를 연습한다면, 지휘소 연습이나 연합훈련의 효과가 극대화될 것입니다.
현장 피드백을 보면, 장병들은 대체로 훈련의 몰입감과 흥미도가 높아졌다고 응답합니다. 게임엔진을 활용한 사실적인 그래픽과 VR/AR 기술로 인해 병사들은 마치 실제 전장에 있는 듯한 긴장감과 집중도를 느끼게 됩니다. 젊은 장병들의 경우 익숙한 게임 환경과 유사하여 거부감 없이 훈련에 참여하고, 훈련이 재미있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는 훈련 참여도를 높이고 반복훈련에 따른 지루함을 줄여주는 긍정적 요인입니다. 또한 가상환경에서는 실제였다면 위험하거나 구현 어려운 상황도 손쉽게 연출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도심지 전투, 대규모 폭발 효과, 화생방 환경, 드론 위협 등을 가상 시나리오로 만들어 병사들이 다양한 위협 상황에 대응연습을 해볼 수 있습니다. 실제 한국군도 2023년 연합연습에서 적 드론 공격 등 복합 상황을 가정한 훈련을 실시했는데, 이러한 복합전장 환경도 메타버스에서는 손쉽게 구현하여 반복 경험하게 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훈련 데이터를 자동으로 수집·분석하여 사후 강평(AAR)에 활용함으로써, 객관적 성과 측정과 피드백 제공이 용이해집니다. 미군 사례에서처럼 지휘관이 가상 드론뷰로 병사 움직임을 조망하며 피드백한 것은 실제 훈련장에서 즉각적으로 하기 어려운 효과적인 피드백 기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국군 시범체계에서도 교관들이 가상훈련 관리 도구를 통해 실시간으로 훈련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후속 교육에 활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하나의 중요한 효용은 비용·자원 절감입니다. 가상훈련은 탄약, 연료를 소비하지 않으면서도 전투 임무 수행 절차를 숙달할 수 있게 합니다. 실제 장비를 가동하지 않으므로 장비 마모나 정비부담도 덜고, 훈련장으로 병력을 이동시키는 운영비용과 시간도 절약됩니다. 특히 탄약 소모나 차량 기동에 따른 사고 위험 없이 안전하게 다양한 훈련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훈련 안전성도 향상됩니다. 이러한 이점 때문에 미군은 STE를 활용하여 사격훈련, 전술훈련을 빈번하게 실시하면서도 예산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국군도 과학화훈련체계(KCTC 등)를 통해 과거 대비 훈련 효율이 높아진 경험이 있는데, 메타버스 STE는 이를 한층 더 발전시켜줄 것으로 보입니다.
기술적 완성도와 향후 개선 필요점
메타버스 훈련환경이 가져올 혁신적 이점에도 불구하고, 현재 수준의 기술적 완성도와 운영상 한계에 대한 지적도 존재합니다. 우선 현실성과 몰입도의 측면에서, 가상환경이 실제 훈련의 모든 요소를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VR 고글을 쓰고 보는 시야와 실제 맨눈으로 보는 시야는 차이가 있고, 신체적으로 움직이며 느끼는 피로감이나 주변 환경에 대한 오감 자극 등은 가상훈련에서 제한적입니다. 아무리 그래픽이 사실적이라 해도 실제 포탄의 폭음, 진동, 긴장감을 100% 재현하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병사들의 전투스트레스나 팀워크는 실제 야외훈련을 통해 길러지는 부분이 크기에, 메타버스 훈련은 어디까지나 보조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의 초기 분산 시뮬레이션 연구에서도 전세계적 연결훈련 개념이 제시됐지만, 완전한 현실성 확보와 상호운용에 많은 도전과제가 있다고 지적된 바 있습니다.
기술적 과제로는, 다수의 이기종(異機種) 시뮬레이터를 통합하고 네트워크 지연 없이 동기화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미 육군 STE 개발진은 “현재 각기 다른 시스템들을 상호 연동시키고 방대한 3D 지형 데이터를 준비하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며, 원활한 인터페이스와 표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army.mil. 예컨대 전차 시뮬레이터, 헬기 시뮬레이터, 보병 VR장비 등이 한 공간에서 완벽히 연동되려면 데이터 표준, 프로토콜 통합이 필수적입니다. 미국은 이를 위해 One World Terrain이라는 전지구 3D 지형 데이터베이스를 개발 중인데, 방대한 지형 데이터를 다양한 플랫폼에서 공용으로 쓰도록 하는 일이 STE의 핵심이자 난제라고 밝혔습니다. 한국군도 이번 시범에서 한반도 지형 일부를 적용했지만, 향후 전국 및 한반도 전역의 상세 3D 지형정보를 구축해야만 실제 작전지역과 똑같은 환경에서 훈련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콘텐츠 측면에서도 아직은 제한된 시나리오만 구현되었으나, 적위협 양상의 변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새로운 상황 (예: 드론·사이버 위협, 복합전 등)을 반영한 훈련 시나리오 개발이 필요합니다.
장비와 인력운용 측면의 과제도 있습니다. 가상훈련을 위해서는 고성능 PC, VR/AR 장치, 전용 시뮬레이터 등 초기 투자 비용이 상당합니다. 한국군 40명 규모 훈련에 여러 대의 시뮬레이터와 VR장비가 투입되었듯이, 대대급·여단급으로 확대하려면 더 많은 장비와 네트워크 인프라가 필요합니다. 이를 효율화하기 위해 경량형 장비 개발과 클라우드 기반의 가상훈련 플랫폼 연구도 중요할 것입니다. 아울러 이러한 시스템을 운용·관리할 전문 인력과 훈련 통제관에 대한 교육도 필수적입니다. 새로운 훈련기술을 현장에 도입할 때 초기에 사용자 교육, 매뉴얼 정립, 교관들의 인식 개선 등이 뒤따라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일부 전통적인 지휘관들은 가상훈련의 효과를 의문시할 수 있으므로, 시범 결과로 입증된 효과 데이터를 공유하고 제도적으로 가상훈련을 정규 훈련 일정에 포함시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사이버 보안 역시 간과할 수 없습니다. 여러 부대가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훈련할 경우 훈련 네트워크가 해킹되거나 교란될 우려도 있으므로, 군사용 네트워크의 보안성 강화와 훈련자료 암호화 등 대책이 요구됩니다.
이러한 개선 필요점들을 인식하고, 미 육군은 최근 소프트웨어 주도형 업그레이드와 민간 기술의 신속 도입에 힘쓰고 있습니다. 2025년 3월 미군 PEO STRI는 지난 18개월간 가상훈련 시스템을 신속히 전력화하고 소프트웨어 통합을 가속한 성과를 발표하였는데, 여기에는 앞서 언급한 재구성형 가상집단훈련체계(RVCT)의 전력화와 STE 1차 버전의 야전배치 등이 포함됩니다. 또한 훈련용 3D 센서표적(Trackless Moving Target), 차세대 레이저 교전 모의장비 대체체계 등 실사격 훈련과 가상훈련을 결합할 수 있는 주변 기술들도 개발 중이라고 합니다. 이는 향후 실사격 훈련장의 로봇표적과 가상 시뮬레이션의 적군이 연동되어, 진짜 총을 쏘면서도 AR 고글기기로 가상 적군 효과를 보는 식의 혼합현실 훈련까지도 내다보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한국군 역시 국방혁신 4.0의 기치 아래, 합성훈련환경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부·여단급 과학화훈련장 확대, 국방종합훈련장 구축 등의 로드맵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중·대규모 부대까지 메타버스 훈련을 확산하고, 나아가 연합·합동 차원의 가상훈련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결론: 메타버스 훈련환경의 미래와 균형적 도입
메타버스 기반 합성훈련환경은 군사훈련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잠재력을 지닌 기술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한국군과 미군의 사례에서 보았듯, 이미 현장 부대 훈련에 적용되어 그 실효성을 검증받아 가고 있으며, 사용자들의 반응도 대체로 호의적입니다. 병사들은 가상환경에서 보다 자주, 보다 다양한 상황을 연습함으로써 실전 대응능력을 키울 수 있고, 지휘관들은 훈련 통제 및 평가의 새로운 도구를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시공간의 제약을 뛰어넘는 네트워크 훈련은 미래 전장의 다국적·분산 작전을 대비한 연습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전략적 가치도 큽니다.
그러나 새로운 기술의 도입에는 언제나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합니다. 메타버스 훈련환경이 주는 이점을 극대화하면서도, 전통적 실병훈련이 주는 가치를 잃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가상훈련은 실제훈련을 대체하기보다는 보완하는 수단이며, 양측의 장점을 결합할 때 최고의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본 전술동작이나 절차 숙달은 가상훈련으로 반복하고, 궁극적인 숙달도 평가나 체력·정신력 배양은 실전적 야외훈련으로 확인하는 식의 혼합 접근법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또한 현재 드러난 기술적 한계를 꾸준히 개선하면서, 현장의 피드백을 정책과 개발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국군 시범사업에서 수집된 교관·장병들의 의견, 미군 테스트에서 도출된 개선사항들이 차근차근 보완될 때 비로소 완성도 높은 메타버스 훈련체계가 구축될 것입니다.
끝으로, 메타버스 시대의 군사훈련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훈련 문화와 패러다임의 변화를 의미합니다. 장병들이 더욱 창의적으로 전술을 연마하고, 지휘관들이 데이터 기반으로 훈련을 설계·평가하는 문화가 자리잡는다면 우리 군의 전투력은 한층 향상될 것입니다. 메타버스 합성훈련환경은 아직 완전무결하지 않지만, 현장의 실험과 노력들을 통해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기술과 인간요소의 조화를 이루는 지혜가 요구됩니다. 궁극적으로 중요한 것은 기술 자체보다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여 장병들의 전투 준비태세를 높이는가 하는 점입니다. 메타버스 훈련환경이 미래 전장의 승리를 준비하는 든든한 동반자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합니다.
참고문헌
구교현. (2025년 2월 12일). 피앤씨솔루션, 메타버스 기반 합성훈련환경 시범체계 성공적 구축·실증 완료. 전자신문. https://www.etnews.com/20250212000314
Novogradac, M. M. (2024, March 5). Soldiers test new synthetic training environment. Army.mil. https://www.army.mil/article/274266/soldiers_test_new_synthetic_training_environment
박응진. (2023년 3월 23일). '언제 어디서나 훈련'… 군 과학화훈련체계 구축 본격 추진. 뉴스1 (파이낸셜뉴스). https://www.fnnews.com/news/202303230959066092
Hames, J. M., & Roth, M. C. (2019, February 5). Then and Now: Training for the Future. Army AL&T Magazine (army.mil). https://www.army.mil/article/217059/then_and_now_training_for_the_future
Magnuson, S. (2025, March 25). U.S. Army Touts Success Fielding New Training Tech. National Defense Magazine. https://www.nationaldefensemagazine.org/articles/2025/3/25/army-touts-success-fielding-new-training-te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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